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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재단은 6일 역대 최연소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개인 5명과 단체 1곳을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각 부문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임지순(72)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최경신(54)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62)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49) 미국 하버드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29) 피아니스트,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다.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는 고체물질 형성에 필요한 총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실제 실험 없이도 고체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내는 ‘계산재료물리학’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다.
최경신 위스콘신대 교수는 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광전기 반응에 필수적인 광전극 물질과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통해 친환경 수소 생산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에너지 과학 분야의 석학이다.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는 ‘K배터리’ 연구의 선구자로 불린다.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재로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에 농도구배형 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학상을 받은 마샤 헤이기스 하버드의대 교수는 모친이 한국계로, 암세포가 암모니아를 영양분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의 새 지평을 열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베를린필,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연주단체와의 협연과 독주회 등을 통해 최고의 무대를 펼쳐왔다. 호암재단 측은 “현대 국제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이라고 평했다.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는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 국제 보건의료 비정부기구(NGO)로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현장을 비롯해 그동안 18개국의 각종 재난 현장에 긴급 의료팀을 파견해 빈민 진료와 전염병 퇴치에 앞장서왔다.
호암재단 측은 “에너지·환경·질병 등 인류가 맞닥뜨린 위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 업적을 선정했고, 특히 최경신 교수와 헤이기스 교수 등 젊은 여성 과학자 2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호암상은 46명의 국내·외 심사위원과 45명의 해외 자문위원이 4개월에 걸쳐 심사했다. 수상자(단체)에게는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준다. 시상식은 6월 1일 열릴 예정이다.
삼성호암상은 1990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학술·예술·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에 기여한 한국계 인사를 포상해왔다. 이후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제안에 따라 2020년부터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명칭 역시 ‘호암상’에서 ‘삼성’을 국제적으로 알리고자 ‘삼성호암상’으로 변경했다. 올해까지 총 170명의 수상자에게 325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