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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전 "조선독립만세" 되새겨…중앙고 6·10만세운동 기념식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10일 오전 서울 계동 중앙고등학교에서 학생 300여명의 힘찬 만세 삼창이 울려퍼졌다.
1926년 6월 10일 선배들이 주도했던 '6·10 만세운동'을 기억하는 중앙고 학생들의 목소리다.
이 행사에는 만세운동 당시 선창자로 역사에 기록된 당시 중앙고등보통학교(중앙고의 전신) 학생 이선호 선생의 아들 이원정씨 등 후손들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문태선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이 참석했다.
이씨는 "권오설 선배와 이선호 등 4명의 중앙고보 학생들이 당시 투쟁에 앞장서는 바람에 기미년(3·1운동이 있었던 1919년) 혼쭐났던 일제가 경찰 3만여명을 동원해 수색과 검문·검속을 펼쳤을 정도"라며 "물려주신 6·10만세운동의 정신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중앙고 출신인 조희연 교육감은 "6·10만세운동을 주도하는 등 민족정신이 흐르는 중앙고의 큰 정신을 평생 갖고 간다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중앙고는 올해 만세운동 90주년을 맞이해 지난달부터 교내 시·시화·에세이 경시대회와 역사신문·역사UCC(사용자생산창작물)만들기, 역사만평그리기 등을 진행했다. 이날 기념행사는 이들 작품에 대한 시상식도 겸했다.
그러나 민족적·국가적으로 소중한 유산인 6·10만세운동 정신을 중앙고 자체 행사로 치러야 하는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종필 중앙고 교장은 "해방 이후 국가적 행사였던 6·10만세운동이 이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아쉽다"며 "이는 좌우파가 함께 참여한 독립운동 단체 신간회 설립에도 영향을 준 6·10만세운동의 정신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6·10만세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운동을 재평가하고 공식행사를 통해 기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6·10만세운동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장례식 행렬이 지금의 종로3가 인근을 지날 때 당시 중앙고보 학생 이선호의 "조선독립만세" 선창에 이어 학생들과 백성이 만세를 외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중앙고보 학생 51명과 연희전문(연세대의 전신) 학생 35명, 보성전문(고려대의 전신) 학생 7명 등이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고, 주모자 11명은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역사적으로 6·10만세운동은 1919년 3·1운동과 1929년 광주학생운동의 사이를 잇는 중요한 독립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