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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05회 작성일 2015-06-06 23:47
6.10항쟁에 가려진 중앙고보생 6.10만세운동 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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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0항쟁에 가려진 중앙고보생 6.10만세운동 상기..


   그때 그 시절, 우리라면 어땠을까?

                                   6·10만세운동과 중앙고등보통학교

 

 

 

1926년 4월 26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純宗)의  죽음은 나라를 빼앗기고 실의에 빠져 있는 민족에게 또 다시 설움을 안겨주는 대 사건이었다. 제위에 오른 지 4년만인 1910년 나라를 빼앗긴 이래 내놓을만한 치적도 없이 평생을 자조와 실의 속에 살다 세상을 떠난 비운의 왕이었지만 국부(國父)를 여의었다는 허망함과 애도는 모든 백성의 것이었다. 동시에 1919년 3·1운동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항일민족운동의 횃불이 다시금 당겨지는 기회를 낳기도 하였다. 그해 6월 10일 인산(因山 : 왕의 장례식)날 당일 아침 종로 3가 파조교(罷朝橋 : 옛 단성사 앞에 있던 다리)에서 중앙고보 학생의 선창(先唱)으로 촉발된 만세운동은 비록 일제에 의해 강제 진압되었지만 민족의 항일 의지를 내외에 천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6·10만세운동의 중심에는 바로 중앙고보(중앙고등보통학교)가 있었다.

 

6·10만세운동의 발생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이 순종의 인산이다. 그것은 1919년 고종의 인산이 3·1운동의 촉발 원인이 되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운동의 기획은 사회운동가와 학생세력의 두 갈래에서 추진되었다.

 

사회운동 방면에서 거사 계획을 주도한 세력은 조선 공산당이었다. 4월 26일 순종의 별세 소식을 접한 공산당은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대대적인 독립만세시위를 전개하기로 결정하고 고려공산청년회 지도자인 중앙고보 출신 권오설을 책임자로 지정하였다. 권오설은 몇 차례 회의를 통해 사회주의 · 민족주의 · 종교계 · 청년계 인사를 대거 영입하여 대한독립당을 조직하고 6월 10일을 기해 시위운동을 전개하며 시위 방법으로 인산날 연도에 시위대를 분산 배치해 격문과 전단을 살포하고 독립만세를 부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권동진 · 박인호 등 천도교 구파와 제휴하여 천도교 청년동맹을 지도하던 박래원과 뜻을 같이하기로 하였으며, 격문을 인쇄하고 지방과 연락을 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속속 갖추었다. 그러나 사전에 발각되어 6월 7일 주모자인 권오설이 일제에 체포되면서 공산당과 천도교가 주도하는 거사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학생세력은 전문학교생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학생과학연구회와 고등보통학교생이 중심이 된 통동계(여기서 통동(通洞)은 현재 종로구 통인동의 옛 명칭으로 1936년까지 사용되었으며, 6·10만세 시위자로 체포된 학생의 신문조서에 거주지가 통동으로 표기된 데에서 비롯됨)로 대별된다. 이 두 그룹은 각기 격문을 인쇄하고 태극기를 준비하였으며 서로 연락을 취하여 6월 10일 인산날 누군가가 만세를 선창하면 이를 기회로 시위를 전개하기로 하였다.

 

조선공산당과 천도교 계통의 거사 계획이 인산을 불과 3일 앞두고 발각되자 일제는 3·1운동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고 모든 경찰력과 군대를 동원하면서 혹시 다른 거사의 움직임이 있지는 않을까 철통같은 경계를 펼쳐 나갔다. 사상단체와 종교단체, 학교 등에 대해서도 대대적 검속을 단행하였다. 서울에 동원된 일본 군대가 약 1만여 명에 달하는 그야말로 삼엄한 상황이었다. 기마경찰 · 헌병 · 정사복 경관 등을 총검으로 무장시켜 거리로 내몰면서 인산 당일의 거리는 온통 일본 군대와 경찰, 헌병으로 가득 찼다.

 

6월 10일 장례행렬은 오전 8시 창덕궁에서 발인하여 종로3가 → 청계3가 → 을지로3가 → 훈련원(영결식, 오전 11시) → 동대문 → 창신동 → 신설동 → 청량리 → 금곡 유릉으로 향하게 되어 있었다. 왕의 상여가 통과하는 대로에는 서울 시민과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조문객 등 30만여 명이 운집하고 있었고, 돈화문에서 을지로 길목까지 도로의 동서양쪽으로 고등보통학교생과 전문학교생 1만 4천여 명, 을지로 2가에서 4가까지 남북도로변에 7천여 명의 남녀학생이 도열하였다.

 

 

 

 

오전 8시 30분 경 순종의 국장 행렬이 단성사 앞 파조교 부근에 이르자 중앙고보 5년생 이선호가 '조선독립만세'를 선창하였고, 이어서 중앙고보생 3-40명이 일제히 만세를 외치며 격문 1천여 매를 살포하면서 만세운동의 깃발을 올렸다. 현장에 있었던 수백 명의 학생도 만세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드니 부근에 모여 있던 군중들도 이에 동조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오후 2시까지 시내 곳곳에서 학생들 주도로 만세를 부르며 격문을 배포하였다. 을지로 부근에서 일어난 시위는 학교 담이 무너질 정도로 격렬하였다. 동대문 앞에서는 일본 기마병의 말발굽에 치이거나 밀려서 쓰러진 사람들로 일대 혼잡을 이루었으며 7~80여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날 시위로 현장 검거된 학생과 청년은 종로경찰서에 약 150명, 동대문경찰서에 약 50명 등 2백여 명이었으며. 전국적으로 1천여 명에 이르렀다.

종로3가 지하철 역 2-1번 출구로 나와 옛 피카디리 극장 앞 도로변에 파조교 만세운동 선창 터 표석이 있다. 도로변 물건을 파는 포장마차 사이에 표석이 간신히 자리 잡고 있었고, 주위에는 종이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항일의지를 고양하기 위해 세운 표석인데 호국보훈의 뜻을 기리는 의미로 주변을 말끔히 치웠으면 한다.

 

사종민 | 2013.6.7

 

■ 파조교 6·10만세 기념표석과 중앙고교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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