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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1,235회 작성일 2014-05-22 10:03
[기고/<font color=blue>신규호</font>]어느 명의의 충고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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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규호]어느 명의의 충고

기사입력 2014-05-22 03:00:00 기사수정 2014-05-22 03:00:00

 
63661934.2.jpg신규호 연세대 의대 교수·정형외과학
 
지난달 국내 한 암센터의 개원식에 참석차 모국을 방문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홍완기 박사는 개원식에 모인 의사들에게 “환자를 진료할 때 내 환자가 아닌, 우리 환자라는 개념으로 임하라”는 특별한 주문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 모든 의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의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과 환자의 질병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료들을 가지고 환자를 진료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칫 자신의 덫에 갇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지식과 과학적 증거들 외에 다른 의견은 받아들이기에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배운 그대로, 자신을 찾아와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한 무한대의 책임의식 때문에 환자를 나 혼자서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주어야 한다는 거의 무의식에 가까운 강박관념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결국 자신을 찾아온 환자를 ‘내 환자’로 고집하게 되는 이유다. 홍 박사는 “환자 중심 의료는 내 환자가 아니라 우리 환자로 생각하고, 오직 환자를 위하여 의사들뿐 아니라 병원의 모든 역량을 합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 치료법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학문적 접근을 하여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완화요법, 통합의료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이러한 치료법이 주된 치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들었다.

어떻든 현대의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그가 증거중심의 의학을 주장하는 국내 의료계에서는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통합의학을 거론한 점이 인상적이다. “환자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철학이 배어 있는 것 같다.

최근 국내 의료계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사단체는 내분에 휩싸여 구심점을 잃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도 모른 채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의료 환경이 너무나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의사단체가 과연 당초의 설립 목적대로 한국 의학 발전과 회원인 의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자괴감이 드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환자를 우리 환자라는 개념으로 대하라”는 홍 박사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나’가 아닌 ‘우리’ 개념으로 대할 때 의사들은 환자로부터 신뢰받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높은 지식과 기술을 지닌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면 설 자리가 없다. 이런 인식하에 우리 의사단체가 다시 올바른 방향타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의사단체와 의사들이 설 자리가 있다.

신규호 연세대 의대 교수·정형외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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